블로그 포스팅의 지루한 레이아웃.
본인이 보는 잡지 중에 Esquire 라는 잡지가 있다. 남성패션잡지 라고 하기엔 뭔가 2% 부족한 이 잡지는 엄밀히 말하자면, 스마트한 남성을 위한 잡지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타 잡지에비해서 필자가 이 잡지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사의 질이 좋기 때문이다. Maxim 이나여타 패션에 치중한 잡지처럼, 그리 화보가 많지 않고 기사가, 그림보다글자가 많다는 게 가장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다.
Esquire 를 읽다가, 잡지의레이아웃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전체 페이지에 사진이 있고 귀퉁이에 옷과 액세서리에 대한 정보가 나와있는 레이아웃, 네모반듯한 사진이 아니지만, 사진의 형태에맞게 기사의 글을 배치한 레이아웃 등 잡지의 다양한 레이아웃을 보면 감탄을 금치 않을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잡지사 기자와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나는 똑 같은 노트북똑 같은 MS워드를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똑같이 Top-Down 형태로 글을 써내려가지만 정작, 대중 혹은 네티즌이글과 마주할때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블로그의 글은 그냥Top-Down 레이아웃이지만, 잡지의 기사는 3단레이아웃, 부채꼴 모양, 혼합 등등 수도없이 다양하다. 그래서 돈을주고 사서 읽고, 기사에 눈이 가고 마음이 매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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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레이아웃을 바꿀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떠면 많은 블로거들이 가독성과 글자 색깔 자체에 연연했는지도모른다. 줄간격 200%, 11pt 이런 가독성에 대한 집착은어쩌면 포스팅 레이아웃이 너무 단조롭기 때문에 보는 사람눈에 글이 빨리 쉽게 들어와야 한다는 블로그 만의 취약점이자,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는 Esquire 잡지의 글의 글꼴은 그리 크지 않다. 폰트 사이즈가 몇 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림잡아 11 이상이 안되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사의 제목과 레이아웃그리고 사진 만으로 우리는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이 기사를 시간을 내서 읽을까 말까 하는 판단을 0.5sec 내에내리게된다.
티스토리, 네이버 같은 포털 업체에서 블로그 서비스를 하다 보니, 레이아웃 자체가 굳어져 버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각종 트랙백추적, 광고, 위젯 에 대해서는 많은 플러그인이 있는 반면에블로그 포스팅의 레이아웃을 위한 플러그인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더 이상 선도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포털업체의 수준을 보여주는 단면일지도 모른다.
새로운 블로그 포스팅의 레이아웃이 필요한 때.
회색, 검은색 소제목, 플래쉬를이용한 물결 소제목 등등 소제목으로 Top-Down 레이아웃의 단조로움을 피하기위한 블로거들의 노력은눈물겹다. 그리고 이제 한계다. 앞에서 말한 레이아웃을 위해서우리는 이제 포토샵, 전문적인 HTML 코드 또는 파워포인트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플래쉬를 익혀야 할지도 모른다.
1인 미디어, 1인 창업, 1인 잡지 등으로 대변되는 블로그는 이제는 기존의 스킨 레이아웃에 치중하기 보다는 포스팅 레이아웃의 다양화를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독창적인 블로그는 단순히 스킨의 형태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그것들은 스킨의 형태, 포스팅의 주제, 블로거의 성격 등등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포스팅의 레이아웃은 블로거 개개인의 아이덴티티를더 부각시킬 수 있는 마지막 카드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포스팅을 MS워드에 적고 있는 나 역시, 늘 새로운 포스팅 레이아웃을 고안하면서도 결국 발행버튼을 누를때면, 여전히똑 같은 레이아웃으로 발행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씩이라도레이아웃에 변화를 주는것도 나를 세상에 표현하는 또 하나의 방정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