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Paul Smith
Inside Paul Smith
사실 무슨 전시회인지도 모르고 갔다. 그녀와의 데이트를 즐겁게 하고자, 더이상 먹고 영화보고 하는 조금은 일상적인 데이트가 아닌 문화적 재충전을 위한 이기적인 ㅋㅋ 그런 데이트를 하고자 Inside Paul Smith 를 골랐다.

개인적으로 Paul Smith 의 지갑을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 동생과 엄마와 함께 백화점을 갔는데, 명품라인 쪽에서 명품에 정통한(?) 동생이 지갑을 갖고 싶다고 했다. (아직 그놈은 가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처음 알게된 Paul Smith. 아직 옷을 입어 본 적은 없지만, 지갑은 동생이 사주어서 잘 쓰고 있다. 한번 써 보면 알겠지만, 그의 지갑은 내가 아무리 추리해도 교통카드를 찍을때 꺼내면 정말 나를 빛나게 해준다. 그래서 나는 그의 지갑을 앞으로도 계속 살 수 밖에 없다.

그의 스트라이프는 강렬하다. 조금은 지저분해 지기도 하지만, 그 역시 쓰면 쓸스록 강렬했던 스트라이프는 점점 앳디고, 멋스럽게 변해간다. 지갑안에 누드를 삽입한 것 역시 재밌는 위트라는 생각이 든다. 지갑 내부는 남자만 보니까. 참고로 누드를 사려 했으나, 지갑이 낡아지면 젊은 처자가 할머니가 된다는 말이 있어서 기본 스타일의 지갑을 샀다.
전시회로 돌아와서. Personal Paul Smith
Paul Smith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엣지있고, 패션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라면, 아니 모르는 사람이라도 지갑만 보면 “아..그 지갑” 하는 탄성이 나올테니까.

Inside Paul Smith 는 Paul Smith 라는 브랜드 보다는 Paul Smith 라는 사람에게 좀더 집중하고 있는 소규모 전시회이다. 그가 모았던 여러 아트 컬렉터들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볼 수 있다. 그가 찍었던 사진, 돈이 없어서 그냥 모았던 포스터, 다른 사람들의 작품, 불특정 다수가 우편으로 보내온 오브제들. 그런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를 보면서, 이 많은것을 가지고 있을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쓸모 없는 것들은 다 버려버리는 나이기에. 3층에 올라가면 그의 서재? 작업실 비슷한 것을 고대로 옮겨놓은 공간을 볼 수 있다. 보면 알겠지만 정말 정신없다. 마우스가 움직일 자리가 있을지 궁금할 정도. 그의 설명을 보면 그런 공간에서 자신은 영감을 얻는다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많아야 점점 많이 생각하고 상상하고 좋은 디자인, 새로운 영감이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사진은 아버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마추어 사진가 였던 Paul Smith의 아버지는 만드는 사진. 즉, 어떤 상황을 기다려서 작품을 찍는 사진을 만들어 냈다면 그는 즉홍적으로 사진을 찍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그의 사진을 보면 그런 즉홍적인 것 들이 느껴진다.
보면서 돈이 없어서 포스터를 모았던, 그리고 그 모았던 것들은 작은 자신의 매장의 지하실에서 전시회를 열었던 그의 열정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것에 대해서 주머니 사정에 상관없이 한다는 것 자체가 그 시대에도 대단한 용기 였을것임을 알기에.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마치며.
| |||||||||||
개인적으로 Paul Smith 에 대해서 조금더 알 수 있었던 계기 였던것 같다. 그의 스트라이프를 많이는 볼 수 없었지만, 그것들의 원천이 되는 소스들을 볼수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소스를 통해서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볼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대림 미술관은 약간 지하철역으로 나와서 가기가 애매한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인지도에 비해서 그리 큰 전시관은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 Inside Paul Smith 라는 주제가 적절 한 것 같다. 10월 18일에 강연회도 했다고 하는데 가보지는 못했고, 입장료는 5000원으로 비싸지도 않고 홈페이지와 SKT 카드가 있다면 할인을 받을 수가 있다.

몇몇 작품은 사진 촬영이 안되지만 대부분의 사진이나 오브제들은 촬영에 관대한 편이라 좋다. 생각 보다 많은 디자인이나 패션관련한 친구들이 와서 보는것 같다. 주말에 보는 것이라면 오전시간을 추천한다. 도록이나 에코백을 팔고 있긴 하나 조금 비싸다. 하지만 설문을 하면 공짜로 에코백을 주니(사는 것과는 다름) 꼭 받아 오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