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또 다른 조각들.

Nov 17, 2010
어제 연구실 사람들과 술을 한잔 걸 치던 중 애기 나온 것 들중 하나가. 트위터에서 보여지는 내 모습과 현실세계에서 보여지는 내 모습과 다르다는 것이었다. 트위터에서는 조금 젠틀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고, 트위터에서는 실력있는 개발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애기도 있었고 ㅋㅋ 뭐 아무튼 조금은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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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변명하고 싶지는 않다. **
그렇지만 분명히 말하고 싶은건. 현실에서의 내 모습도 완벽한 진짜도, 트위터에서의 내 모습이 완벽한 가짜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이 가식이나,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사람의 자아가 파편화 되어가는 좀더 좋게 말하자면 다양화 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트위터에서의 모습도 내가 원하는 모습이고, 현실에서의 모습도 결국 내가 원하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실 현실에서도 모든 사람에게 같은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여자친구에게 가장 솔직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만, 부모님께는 믿음직한 맏아들이자, 자유 분방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선배들에게는 솔선수범하는 후배가 되고 싶어하고, 후배들에게는 어렵지 않은 선배로 여겨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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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것도 내가 아니지만, 어느것도 내가 아니진 않다.
사실 트위터나 페이스 북에서 하는 말들은 조금은 젠틀하거나, 허세처럼 보일수 있다. 근데 웃긴건 사실 그런말들을 나는 술자리에서, 친구들과의 전화통화에서, 까페에서 수다를 떨면서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것은 힘들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처우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술 자리에서 이야기하기 보다는 결혼은 언제할건지, 남자친구, 여자친구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된다. 이상하게 그런 자리에서는 그런애기가 더 적절하다. 그래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내 마음속의 이야기를 할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젠틀하고 친절하게 보이는 것 역시 그렇다. 사실 주위사람들에게 더 그렇게 하고 싶다. 어머니께도 사랑한다고, 늘 우리를 위해서 하루하루 힘들게 일하시는걸 보면서 문자로 오늘 하루도 고생하셨다고 문자라도 보내드리고 싶지만, 그런것들에 내가 익숙치가 않다. 아니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쑥스럽다는 말이 더 정확할것 같다. 아니 좀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말을 하고 상대방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 친구나 선후배에 대한 이야기 역시 술의 힘을 빌려서 이야기 하는게 고작인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트위터 혹은 페이스북에서 만나는 얼굴은 알지만, 만나기 쉽지 않은 사람들께 더 친절하게 되는것 같다. 어느덧, 그런 생각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것 같다. 그냥.. 나는 좀더 투덜거리고, 좀더 불평불만을 하고, 누군가에게나 말장난 하는 그런 모습으로 굳어버린게 아닐런지.. 하는. 군대에서 1달동안 같이 지낸 친구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나는 늘 투덜거리는데 끝까지 다 한다는 것이다. ㅋㅋ 그게 참 신기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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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서 글을 쓰는것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알고 있는 것 들을 좀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겠다는 인터넷 정신(?) 보다는.. 글쎄.. 그냥 누군가에게 가르쳐 줘야 한다면, 얼굴을 맞대고 가르쳐 주면 왠지 나는 제대로 가르쳐 주지 못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블로그에 있는 기술적인 포스팅으로 인해서 모 대학교의 연구실을 도와 준적이 있었는데, 그때에도 나는 온라인을 통해서 도와주고, 만나서 밥이라도 사겠다고 하는것을 한사코 거절했다. 조금은 내 자신이 그런 벽을 깨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사람과 사람사이에서의 마찰을 느끼면서 성장해야 하지만, 조금은 나는 아직 그게 두렵다. 
트위터의, 페이스북의 폐해라고 말하기엔 조금은 무리가 있다. 이건 그냥 개인적인 부분이니까. 어떤 사람들은 두 모습이 일치 할수도 있지만, 아닌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고 굳이 비난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그건 그 사람의 스타일인 것 같다. 같은 모습이면 좋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