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간의 스터디를 마치며...
최근에 약 4개월간 참여해 왔던 스터디를 정리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번 스터디에 대한 개인적인 정리와 함께 그동안 활동하면서 느낀점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참여하고, 진행해 나갈 것 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스터디는 총 4개월 동안 진행되었고,(현재도 진행중) 첫 달에는 디자인 패턴, 두 번째 달에는 코드크래프트 현재는 다이어그램 및 방법론에 대해서 진행하였다. 해피니스 팩토리를 통해서 스터디를 참여해 보기도 하고, 진행해 보기도 했지만, 이렇게 장기간의 스터디를 계속 해본것은 처음이었다.
간략한 소감을 말하자면, 장기 스터디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존에 해왔던 스터디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심적인 것이었다. 아이폰 관련된 개발 기술을 배우는 스터디는 2~3번 정도 했었고 파이썬 관련 스터디를 진행한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2개월 미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참가자나 진행자가 지칠만 하면 사실상 스터디는 종료되기 때문에 쳐지는 느낌은 좀 덜하다.
스터디에 대한 진행방식은 상호합의하에 결정되어야 한다. 다만, 일주일에 한번와서 같이 책을 읽는것은 솔직히 말하자면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스터디는 모여서 그 자리에서 공부를 하는게 아니라, 자신이 공부하다가 모르는것에 대해서 서로 물어보고 토론하고 생각을 공유/확장 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일에 쫓겨서 하기 힘들 수 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하려고 하는 의지이다.
개인적으로 진행방식은 매주 1번 한다고 가정하고, 3시간을 한다고 하면 적어도 2명은 발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표형 스터디에 대해서 말이 많지만, 프로그래머/개발자는 사실 영업이나 마케팅 만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통해서 실전을 위한 연습을 하는 것도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스터디에 대한 규칙을 정의하는 것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지각과 결석에 대한 벌금은 어떻게 할 것인지, 장소와 시간은 어떻게 할 것인지, 미 발표시 어떻게 전달할것인지 등등 스터디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멤버들이 같이 하는것이기 때문에 규칙에 대한 정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고 이러한 작업은 되도록 주최자가 먼저 나서서 제안하는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너무 강하고 엄격한 규칙이 스터디 회원들로 하여금 스터디를 떠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결국 스터디라는 것은 간절하게 필요한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칙을 지키지 못하는 멤버가 있다면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게 되어있다.
스터디에 대한 계획수립, 이 역시 장기 스터디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즉,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각자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스터디에 임하는 지가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해야하는 이유는 단기 스터디는 사실상 책에 있는 내용의 숙지를 위해서 모이기 때문에 이미 목적 자체가 집중이 되어 있는 반면, 장기 스터디는 그런것들이 명확하게 수립되어 있지 않다면 오래가기가 힘들다. 그리고 그러한 개개인의 목표에 부합될수 있는 스터디 주제를 잡는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최근 스터디에서 여러번의 방향이 조금씩 바뀌면서 실제로 많은 혼동을 겪으시는 분들을 보았고, 필자 역시 마찬가지의 이유로 그만두게 되었다. 때문에 계획에 대한 부분은 하나 끝나고 하나 이렇게 점진적으로 잡아가는것 보다는 애초에 모집시부터 잡고 공지하고 출발하는것이 바른길로 갈수 있는 지름길이다.
스터디 장이 강력한 리더쉽을 가지고 있다면 금상첨화다.실제로 장기전으로 들어가게 되면 이탈자도 많아지고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보완 그리고 규칙에 대한 집행 등등 스터디 장은 여러가지 할일이 많다. 또한 각 진도 및 매주 스터디 수행 여부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역시 매우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여러명이 돌아가서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진취적인 분이 장을 맡아서 하는것이 오히려 낫다는 생각이 든다. 스터디 장이 흔들리면 스터디 전체가 흔들린다.
이런 것들 외에도 장소에 대한 부분이나 시간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실습이 많이 필요한 곳이라면 약간의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넓은 곳이 당연히 스터디 하기 좋을 것이고, 결혼하신 분이 많으시다면 일요일 오전은 피하는 편이 현명하리라 생각된다.
필자가 속했던 스터디에서는 모 대학교 도서관 스터디 룸을 사용해서 비용적인 측면에서 세이브 되는 부분은 있었지만, 따로 실습이 있거나 하는 경우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다. 이럴경우, 차라리 토즈에서 하는것이 때론 낫다. 최근에는 구글 코리아에서 장소에 대한 부분을 지원하는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비용을 절감하면서 괜찮은 장소에서 스터디를 할 수 있을것이다.
스터디 운영 및 참가시, 주의할 사항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 밖에도 다양한 사항이 있겠지만, 그런 것들은 여기서 알려주는 것 보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이 직접 체험하면서 얻어 가는 것이 더 큰 경험이 될 것 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프로그래머/개발자에게 스터디 그룹이라는 것이 이전 보다는 많이 보편화되어가고 있다. 사내 스터디도 요즘 많이 활성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인데, 그것보다는 사외 스터디를 하는 것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수 있고, 그 안에서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것 같다. 요즘의 스터디는 단순히 책을 위주로 진도를 나간다는 방식도 하긴 하지만, 같이 프로젝트를 수행해 보는 것과 같은 방식을 선호하는 분들도 있다. 또한 프로그래밍 언어 뿐만 아니라 방법론, 이론, 수학 등등 다양한 방향의 스터디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 추세인 것 같다.
스터디는 필자의 생각으론 위에서 나열한 것들을 잘 생각해 보면서 하면 좋은 스터디, 오래가는 스터디를 잘 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터디 역시 사람이 모여서 사람과 함께 하는것이기 때문에 딱 정의하긴 어렵다. 각자가 많이 경험해 보고 보완해나가면서 스터디를 운영/참석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