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마음에 글을 쓰다.
이렇게 블로그에 답답한 마음에 글을 쓴적이 있던가. 참 이상한건 나이가 들수록 말할 사람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이다. 회사에서 팀 변경에 대한 지침이 내려왔다. 하는 일은 똑같은데 굳이 자리를 이동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약 1년이 지났다. 이회사에 온지도. 처음 3개월은 잘 몰라서, 꿈에 부풀어서, 그리고 나머지 6개월은 나름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모르겠다.
삼성에 다니는 친구가 부러웠다. 돈을 많이 줘서 부러운게 아니라, 최소한 돈이라는 비전이라도 있어서 부러웠다. 돈을 많이 줘서 다니는 기업보다는 하고 싶은 일에 희열감을 느끼면서 다니고 싶었다. 물론 그런 순간도 많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순간들이 많이 줄어 들고 있다. 다른 직업은 모르겟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돈도 돈이지만,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그리고 멋진 서비스/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비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건 관리자들의 몫이다.
1년동안 새로 만든건 딱 1개였다. 팀에서 만든 서비스는 서비스적인 측면만 보면 망한 서비스다. 사람은 없고 비용은 들었는데 수익은 나지 않는다. 차라리 이쁜 홍보사이트를 만들고 그냥 솔루션으로 만드는게 더 현명하지 않았을런지. 후회와 회한이 남는다. 멋진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누가 봐도 감탄할 만한. 폭발적인 수요에 감당할수 없어서 기쁜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아쉽다. 회사에 완력 다툼도 싫고, 무슨 유료/무료 결정하는데 8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결정이 안나는지도 모르겠다.
서비스가 아니라면 제대로 된 개발을 하고 싶었다. 설계에 대해서 토론하고, 코드에 대해서 논쟁을 하고 같은 기능을 하는 여러프로그램으로 대결을 하고 좀더 빠른 성능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는 그런 작업들. 나는 지금 이슈를 처리한다. 고객들이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신규 기능을 만들고, 무조건 8월 말까지 해달라고 한다. 설계할 새도 없이 무조건 개발한다. 잘못된것인지 잘된것인지도 모른체. 이게 지금 잘 하고 있는것 인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설계관련 책을 본다. 희망고문일지도 모르겠다. 제대로 만들도 싶다. 제대로 알고 싶고.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힘든 원인이다. 아는 사람이 내가 알수 있도록 지도를 원하는게 아니라, 방향을 제시해주는 사람이 없다. 나에게 c/c++을 맡으라고 한다. 나는 리처드 스톨만이 아니다. 여전히 풋내기고, 세그멘테이션 폴트를 여전히 발생시키고 있다. 맡으라는건 그냥 c/c++로 만든것들을 처리하라는 것이다. 그걸 이용해서 몰 하라는게 아니다. 답답스럽다. 현실은 너무 다르다. 그럼에도 내가 꿈꾸는 현실은 반드시 어딘가에서 본 현실이다. 여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여기가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말이 더 있지만, 욕만 나올것 같아서. 내 블로그를 더럽히기가 싫다. 다만, 이제 할 말은 하고 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