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9

Oct 08, 2012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어느 순간 묻고 있는 내 모습이 조금은 성숙해 진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 스스로 클린코드를 지향하고 결함이 없는 소프트웨어 만들려고 노력했던 입사 초기에 모습에 비해서 지금의 난 일정의 99%를 유지보수에 쓰고 있고, 보이스카웃의 원칙 조차 지키기 힘든 상태에서 초기의 마음은 현실이라는 높은 벽을 실감하면서 포기해 버린것 같다. 적어도 회사에서는 말이다. 

관리의 문제라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야근까지 해가면서 유지보수 이외의 창작적인 일을 회사에서 해야하나 하는 괴리감까지 들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유지보수와 개발은 30:70 이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예전의 개발자(developer, s/w 엔지니어와는 다르다.) 정신을 찾기 위해서 앱 개발 작업을 다시 시작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일주일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회사에서 그런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 자체가 큰 손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드는 생각은 서비스와 솔루션에 대한 고찰이다. 솔루션을 주로 개발하던 회사에서 서비스를 잘 개발할 수 있는가에 대한 나의 물음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긴 하지만, 잠정적인 결론은 같은 방법론, 같은 접근 방법으로는 서비스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 생각은 어떻게 보면 2011년 devon 에서 김학규님이 말씀 하셨던 파밍(farming) 과 헌팅(hunting) 의 차이라는 생각이든다. 솔루션은 기본적으로 수요가 있다는 전제하에 만들기 때문에 매출이나 수익 역시 예측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즉, 파밍이라는 생각이 든다.(적어도 우리회사에서는.) 그런데 서비스는 주변의 환경은 계속 변화하고, 트렌드와 사용자의 시각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폭발적인 성장과 성공을 만들어 내기란 여간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진짜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맨먼스 기반으로 산출하는게 편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전 회사에서 약간의 서비스 개발 프로세스를 본적이 있는 터라, 그런 회사에서는 절대적으로 매출대비 맨먼스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내 생각에 서비스는 그 자체로서 존속 가능성과 발전 가능성이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영을 하는 입장에서는 맨먼스와 매출에 대한 것이 중요하겠지만, 솔루션만을 만들고, 고객에 맞춰서 커스터마이징만 하다보면 결국 인력장사라는 생각이 든다. 100명이 100억을 하는 회사는 비전이 없다.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돈을 버는게 아니라, 컴퓨터가 돈을 벌어야 소프트웨어 회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자동화에 목 매는것 아닌가!!

어찌됐든 좋은 서비스가 없어지지 않고,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다. 그런 모델이 있어서야 회사내에서도 재밌게 일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생각을 비판/비난 할수 있겠지만, 경력 5년차 프로그래머의 작은 생각이다. 그냥 보고 웃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