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밤의 주저리
주간개발기를 2주 넘게 못썼다. 변명 같지만 심한 감기로 인해서 응급실에 신세를 지는 사태를 빚어야만 했다. 건강관리가 프로 개발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더 말할것도 없지만. 돌이켜 보면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응급실에 누워서 아주 잠깐 그런 생각을 했다.
“진짜 하고 싶은게 뭔가?”
“5년뒤에도 이 일을 계속할 자신이 있는가?”
그런 물음을 스스로에게 물어봤고 대답을 아직도 구하는 중이다. 어떤 대답이 나에게 나올지는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대답은 내 스스로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많이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트위터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그리고 소프트웨어에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비용대비 수익 측면에서 나는 손해를 보고 있는것 같았다. 굉장히 많은 기술을 익히려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지만 내가 만드는 소프트웨어가 과연 그만한 가치를 지니는가? 아니면 그만한 수익을 내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은 한가지였다. 내가 익힌 기술과 어떤 기교로 빚어진 아름답다고 생각되어지는 코드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아니 아주 정화하게 지적하자면 소프트웨어 가치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가치는 결국 사용자가 내 소프트웨어를 보고 시간과 비용을 할애해줄것이냐는 것인데 그것은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내가 하둡을 하던 에스퍼를 하던 멀 하던 중요한건 사용자에게 경험을 주어야하고 그 경험이 사용자로 하여금 어떤 비용을 지불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존재했냐 안했냐의 문제와는 다르다. 예를 들어, 이미 시장에 진입한 어떤 서비스가 있다고 하면 그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만들고 안만들고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사용자 경험을 줄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생각된다. 카카오톡이 그랬고, 차차차가 그랬다. 사용자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 사용자가 어떤 경험을 느낄수 있어야 하는지 그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야 한다.
몇가지 만들고싶은 서비스, 앱, 웹사이트가 있어서 작업을 차차 진행중이다. 예전에 비해서 덤벼들지 않는 이유는 최근에 든 생각중 하나는 아이디어는 산발적이나 실행은 분명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과 유사한 아이디어의 존재 유무, 그리고 조사 등을 통해서 코딩을 하기 전에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그런것들이 선행되어야 한다. 거창한건 아니다. 그냥 A4 용지에 써놓고 가감없이 적어 보는것이다.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고 구현 시간이 오래 걸릴것 같고, 나중에 해커톤에서 하면 좋을것 같고 등등 SWOT 분석보다 주관적이긴 하지만 하고 싶은것 지금 했으면 좋은것이 명확히 보인다. 잘라야 하는것도 명확히 보이고 말이다.
상반기는 재밌는것 몇가지가 나올것 같다. 재밌다기 보다는 라이트웨이트 하다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