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글을 쓸까?

Jun 27, 2015/May 17, 2018

이상한 모임 글쓰기 세미나에 참여한 이후,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그렇다. 원래부터 글을 쓰는것을 좋아했었는데 그 툴이 블로그가 된것 같다. 현재 나는 2개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하나는 이곳 LAB84 고 다른하나는 네이버 블로그이다. 네이버 블로그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뭐 맛집 및 여행같은 경우 나도 네이버의 검색을 잘 쓰기 때문에 네이버 블로그도 그런 용도로 쓰고 있다. LAB84는 당연히 메인 블로그이면서 동시에 기술에 관련된 블로그이다.

글쓰기의 시작

중고등학교때 몇번의 글쓰기 수상이 나의 글쓰기 생활을 만들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런 과정이 좀 글쓰기에 대해서 친숙하게 만든건 사실이다.(그치만 그건 시였다.) 어떻게 보면 글쓰기의 시작은 사람들의 내 글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그것이 너무 재밌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던것 같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싸이월드에 페이퍼(Paper)라는 서비스(블로그와 비슷, 현재는 없어진지 오래) 에 영화감상기를 올리면서 시작되었고 생각보다 재밌는 반응들이 좋았다. 나의 영화감상기는 댓글이 꽤 많이 달렸었고, 그것이 재밌었지만, 어떤 순간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나 싶기도 하고, 쓸때마다 부담이 되기도 했다. 페이퍼 서비스의 종료와 함께 다 날려먹긴 했지만, 비 기술적인, 감성적인 글쓰기를 아주 많이 했던 시절이었다.

블로그의 시작

블로그의 시작은 정확히 좀더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욕망이 강했다. 2006년즘 테터툴즈에 대해서 알게되었고 쉽게 서버에 설치할 수 있는것에 매료되어 한동안 쓰다가 말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스킨에 대해서 좀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것 같다. 지금은 텍스트큐브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데 그때에는 테터툴즈(TatterTools)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본 테터툴즈의 느낌은 더 크고, 더 진보적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느낌이었다. 테터툴즈에서 티스토리가 만들어졌는데, 티스토리 베타 행사에 참여하면서 티스토리의 무한 저장용량에 매료되어 테터툴즈의 데이터를 옮기면서 시작하게 되었다.

블로그를 하면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기억이 남는 몇가지가 있다.

예전에 대학원에서 다닐때 어떤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다녔는데 추운데 난로도 안틀어주는 회사였다.(실제로 그 계기로 난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일을 구하지 않는다.) 그 회사의 느낌에 대한 내용을 블로그에 쓴적이 있는데, 한번은 회사대표가 나를 불러서 삭제하라고 애기하더라. 내 주관적인 느낌이 회사의 이미지에 안좋은 영향을 줄수 있다나. 어쨋든 글을 삭제했지만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고, 블로그에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또 다른 에프소드 중 하나는 회사가 어려웠던 시절에 내 블로그를 보고 작은 프로젝트를 의뢰해서 회사에서 한 분기정도 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인센티브도 받기도 했고 ^^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현재. 워드프레스

현재는 여기 워드프레스에서 운영하고 있다. 티스토리를 떠난 이유는 몇가지가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티스토리에 대한 다음(Daum)의 지원이 처음과 달리 조금 방치해 놓은 느낌을 많이 받았고, 개인이 플러그인을 쉽게 만들수 없다는것이 좀 아쉬웠다. 개인적으로는 오픈소스화하고, 스킨과 플러그인도 더 풀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워드프레스를 선택한 이유는 글을 쓰는 측면에서는 페이지 기능이 있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오픈소스로 개발된다는 점이 좋았다. 페이지 기능은 블로그의 카테고리 라는 감옥을 벗어나서 개인이 자신의 블로그를 마치 홈페이지처럼 운영할수 있게 만들어 준다. 물론 티스토리에서도 몇가지 꼼수를 쓰면 되긴 하지만, 그 부분이 몇년동안 너무 아쉬웠었다. 현재는 호스팅비를 내면서 워드프레스를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뭔가 프로그래머인 내가 다른것을 할수 있다는 여지는 단순히 글을 쓰는 장소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는것 같다.

그래서, 내가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왜 쓰냐고, 왜 블로그를 하냐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글은 나의 생각을 전달하는 분출구이자, 그 행위 자체는 생각을 정리하는 수단이라서 계속 하는것 같다. 그리고 블로그는 그러한 글을 어떤 수단보다는 인터넷 공간에 쉽게 보낼수 있는 장치라느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글쓰기는 나는 영화나 패션잡지의 글처럼 유쾌하면서, 섹시한 글을 쓰고 싶다. 조이라이더라는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레옹의 신동헌 에디터(까남)를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블로거인데, 그의 글은 진짜 섹시하다. 재밌기도 하고, 재치도 있고, 유머도 있다. 나는 프로그래밍, 기술, 개발자 블로그들이 약간의 유머와 센스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도 그러기 위해서 노력할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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