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기다린 키보드 후기
꽤 오래전에 용산역 4번 출구였나 그쪽 근방의 가게에 가서 1시간 동안 만져보고 거금 36만원을 주고 리얼포스 87u 를 사서 지금까지 쓰고 있다. 사실 이 키보드는 정말 너무 좋아서 주 코딩업무를 사용할 때 사용하고 이직을 해도 회사에 가져가서 쓰는데 개발자인 나에게 있어서는 리얼포스는 가장 중요한 무기다.
그런데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다.
- 휴대성 : 생각보다 무겁다. 사이즈도 커서 백팩이 아니면 불편하다. 놓고 쓰기엔 편한데 화살표나 insert, delete 키있는 부분은 솔직히 필요없다.
- 유선 : 사실 유선이 여러가지로 좋긴 하지만 휴대성 측면을 고려하면 무선이 낫다. usb-c 젠더도 필요해서 더 귀찮다.
- 윈도우/맥 : 리얼포스는 윈도우 기반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맥앱을 통해서 키맞춤 작업을 해야한다. 사실 맥 전용기계식 무접점 키보드는 상대적으로 적은게 현실이긴하다.
- 커스텀 키 구매의 어려움 : 일반적인 기계식 키보드에 비해서 종류도 적고 구하기가 넘 어렵다. 무슨 어댑터를 중간에 끼면 된다고 하는데 그러기는 싫다.
그럼 해피해킹 쓰면 되잔너? 라고 생각 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쓰지 않는 이유는 이상한 키배열이 싫어서 였다. 지금도 앞으로도 해피해킹을 쓰는 일은 없을것 같다.
그러던 중 킥스타터에서 4월경에 keychron k2 라는 키보드를 발견했다. 내 관점에서 매우 이상적인 키보드였다.
- 리얼포스보다 작고 화살표만 있고 나머지키들은 사이드에 배열이 되어 있었다.
- 키배열은 기본적인 키보드와 크게 다르진 않았고 화살표 키를 자주 사용하는 나로써는 매우 만족스러운 키배열이었다.
- 유무선 지원 : 블루투스도 되면서 동시에 usb-c 로 연결할 수가 있다. 회사에서 맥과 윈도우를 같이 쓰는 나로써는베스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윈도우는 보안상 블루투스를 쓰지 못해서 유선도 필요한 환경이었다.
- 윈도우/맥 지원 : 키세팅을 우측에 있는 버튼으로 윈도우와 맥 전환을 쉽게 할 수있다.
커스텀 키에 대한 부분은 사실 아직까지는 별도의 키를 구매해서 써보지는 못해서 설명하기는 어려울것 같다.
구매 옵션에서 여러가지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청축을 선택했고 바디를 알루미늄을 선택했다. 일단 무접점만 써본 나로서는 조금 소리가 나는 것도 써보고싶은 욕구가 있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튼튼한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알루미늄을 선택했다.
그리고 기다림의 연속.
홈페이지에서 계속 언제 배송합니다라고 띠배너가 나왔지만 점점 더 계속 연기되기 시작했다. 8월.. 9월 10월 11월... 이상한 점은 키보드를 배송하지고 않았으면서 중간에 팜레스트를 사라는 광고를 보내기도 했고 또 한번은 전체 키보드 색깔을 검은색으로 하면더 빨리 받을수 있다는 권유를 하기도 했다. 당연히 모두 거절.
빨리 보내기나해라라는 생각으로 버텼다.
나보다 일찍받은 분들이 하나둘씩 트위터 탐라인에 생기기 시작했다. 심지어 유투브 리뷰어들도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윽..
그래도 묵묵히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받았다.
생각보다 깔끔했고 매우 마음에 드는건 설명서가 뭔가 간략하게 적어 놨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자 이제 단점을 애기해 볼까?
- 청축 이슈 : 사무실에서 언박싱을 했는데 주위의 개발자들이 눌러보고 경악을 했다. 누가 사무실에서 청축을 써욤?!! 난 몰랐다. 이렇게 시끄러운지. 현재는 그래서 집에서 쓰고 있는데 애들을 재우고 키보드를 치면 애들이 다시일어난다. 와이프도 싫어하는 키보드가 되어 버렸다.
- 알루미늄 이슈: 튼튼한건 좋은데 생각보다 휴대성 측면에서 무게가 적지는 않은것 같았다. 어차피 서브 키보드라면그냥 플라스틱 재질을 선택하는게 맞지 않았을까?
- 팜레스트 : 애네가 왜 나한테 중간에 팜레스트를 영업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쓰던 리얼포스는 그렇게 높은 편이아니여서 팜레스트 없이 사용 했는데 이건 내 기준에서는 좀 높은 편이었다. 첫날 써보고 다음날 손목에 파스 붙였고 집으로 가져갔다. 결국 오늘 5만원 주고 팜레스트를 맞췄다.
역시 완벽한 제품은 없다는 것을 느꼈던 구매였다. 다음에 사면 더 잘 살수 있을 것 같은데... 몇 일전 한국에 정식 수입된다는 애기를 들었다. 고작 1달 먼저 쓰려고 6개월을 기다렸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그래도 어쨋든 잘 써보려고 한다. 윈도우와 맥을 번갈아가며 써야하는 입장에서 이만한게 있나 싶기도하고 그래서 자금 팜레스트 조셉공방에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중이다. 이럴거면 그냥 처음에 팜레스트 살껄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