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Assemble를 마치고
다리가 풀리고 무릎이 너무 아파왔다. 2시간 동안 사내 백엔드/프론트 개발자, 보안, 데이터 엔지니어링분들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계속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를 끌어 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에 대해서 알 게 되었다.
회사가 만들어지고 개발팀이 꾸려진 상태에서 작년에 TechAssemble이라는 것을 분기? 정도의 단위로 해왔다. 테크 조직이 가야할 방향 그리고 우리가 무엇이 부족하고, 우리가 무엇을 해왔는지 애기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람도 많아졌고, 어느정도 알아서 잘 되겠지? 라는 방만한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이전 방식은 주로 내가 앞서서 말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에는 40분 정도는 아키텍처상에서 변화된 부분이나 조직, 여러 가지 상황적으로 변화된 부분에 대해서 애기하는 자리를 가졌고 나머지 시간은 사전 설문지를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 더 일을 잘하기 위한 방법, 협업을 위해서 고민을 하는 설문을 가지고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야기가 원활하게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름대로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끌어 내려고 애를 썼지만 좀 더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어야 하지 않았나? 를 스스로 평가를 해본다. 아직 많이 이런 부분은 역시 부족하다. 한편으로는 이전 직장에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던 분들에게 너무 뒤늦은 감사함을 보내고 싶다.
백엔드와 프론트가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 했고 준비하는 며칠밤을 새벽에 계속 고민을 했던 것 같다. 백엔드/프론트 이런 구분이 없을 때(서버-웹-개발자) 일을 했던 나로서는 충분히 이해를 하고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빠르게 가야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일정에 쫓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의 결론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기 보다는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일을 하자는 쪽으로 기울었던 것 같다. 내가 그 사람의 일을 대신하지 않는 이상에는 사실 타인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좀 더 서로가 서로를 믿고 같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임팩트를 내보자는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많이 애기가 오고 갔던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런 자리가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준비하는 내내 들었다. 하루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스스로 굉장히 회의적이었다. 그러다 구글에서 'Simplicity Sprint'를 시작했어요 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항상 완벽할 것 같은 구글, 우리 회사보다 훨씬 큰 구글에서도 이런 것을 하는 것을 보고 조금은 용기가 났던 것 같다.
발표를 마치고 많은 분들께 신경을 쓰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관리만 할 수도 없는 단계에 있다 보니 실무나 코딩을 많이 하는데 조직적으로 더 많은 분들을 신경 썼어야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같이 묵묵히 일해주시는 여러 개발자분들에게 너무 감사했다.
좀 더 조직적으로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