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분기 회고
매년 연말회고를 했었는데 시간이 참 빠르게 가는것 같아서 분기별 회고를 올해부터는 해보려고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들일것 같긴한데,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좀 더 나은 내가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로 나의 목표는 내가 되는것이다.
코드와 사람
코드 작업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CTO가 코딩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다른 분들의 글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스타트업의 성숙단계에 따라 다르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회사가 성장하는 스트림의 한가운데에서 그 변곡지점을 찾기란 쉽지 않은것 같다. 내가 코드를 놓는다고, 심지어 이게 마지막이다 라고 몇번을 선언했지만 실질적으로 잘 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월부터는 코드를 쓰는것 그리고 코드를 읽는것이 눈에띄게 줄고 있다. Github의 통계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회고를 해보자면 그 계기는 사람에 대한 진심어린 관심 그리고 채용과 채용 프로세스 전반에 뛰어들고 부터 시작된 것 같다.
초기에 함께 하셨던 분들이 조금씩 퇴사하시는 분들이 생기는 과정에서 헤어짐이란 나에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했다. 그건 본질적인 나라는 사람에 대한 스스로의 이해였다. 깨달음을 얻었던 것은 의외의 공간이었다.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이 문제들은 계속 겪을것 같았고, 그럴때마다 흔들릴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감정을 떠나서 구성원들이 동요하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는 개발팀을 어떻게 만들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하고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채용에 좀 더 좋은 분들 모시는데 전심(全心)을 다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정말이다. 전심(全心)을 다해야한다.
채용프로세스를 전면적으로 개편을 단행했다. 변별력 있고 좋은 개발자를 뽑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 우리가 지금 할 수 없는 것들, 해야하는 것들을 스스로 생각했다.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채용과제를 변경했고, 각 직군/연차별 면접관 그리고 면접 내 구성을 변경해서 변별력을 더 갖추도록 했다. 아직은 적응단계 인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변별력있게 우리에게 필요한 개발자를 선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면접자의 연차나 이전회사의 경력에 휘둘리지 않고 변별력을 갖자는 취지이다. 그리고 뽑혀서 입사한 개발자분들의 성공적인 온보딩을 전심으로 위해야한다. 뽑고 수습기간이니까 알아서 잘 하시길 이라는 태도로는 안된다. 우리가 모셔온 분들, 함께 하기 위해서 회사와 개인의 시간을 내서 뽑은 분들의 성공적인 경험을 위해서 뭐든지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
장기적으로 하는 것들,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들은 잘 못한다. 특히 건강관리는 그렇다. 월 1회 아파트 헬스장 조차 가지 않는 스스로를 반성했지만, 그때 뿐이었다. 이건 분명히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식의 동기부여가 좋을지 모르겠다. 무조건 아침에 운동을 한다는 식의 접근은 스스로에게 그렇게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의지력이 많이 소모되고, 스스로 안 갈 이유를 더 찾는데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식이다.
- PR 리뷰를 해야하니까, 오늘은 쉬자
- 애들이랑 못 놀았으니, 오늘은 가지말고 애들이랑 아침에 놀자
갖은 핑계들을 대고 있다. 시스템화가 되지 못한 부분이다. 한가지 나아진 점이라면 더 이상 회사에서 밀가루 기반의 간식을 더 먹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분을 줄이려고 하고 있고, 왠만하면 하루에 1끼는 샐러드 그리고 저녁은 집에서 식사하려고 한다. 집에서 식사를 하면서는 아내 혹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회사에서는 일애기를 하거나 혼자 먹게 되는것 같다.
건강에 대한 나만의 애자일 방법론을 만들어서 적용하고 실험해볼 예정이다.
몰입
여러가지 채용적인 상황에서 그래도 기술부채를 처리하기 위한 시간들을 매주 수요일에 BLOCK 처리를 해서 시간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더 이상 야근한다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야근을 해도 나를 찾아온다. ^^ 막을수 없다. 오히려 이제는 회사에 가서는 협업과 회의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조직적인 측면에서 임팩트를 내고, 구성원들의 블록커를 제거하고 성공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는 것이 나의 역할임을 인지했다.
생각하고, 고민하고, 처리하기 위한 몰입의 시간이 필요하다. 토막난 4개의 1시간보다느 4시간을 통으로 확보하려고하고 있다. 일을 버려라의 책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몰입시간을 챙기려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몰입의 시간, 개발자가 마음놓고 개발할 수 있는 환경, 그런 조직의 구조, 프로세스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예전과 다르게 운영계에서 바로 이슈가 있지 않는 이상에는 최대한 주말에 구성원들을 잘 태그하려고 하지도 않고, 회의전에 무조건 문서로 공유하고, 30분 단위의 회의들을 만들어서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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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의 1분기가 지났다. 나는 뭘 했나? 라고 반문을 해본다면 조금 더 진심으로 사람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코딩을 하는게 좋지만 새로운 영역에서 임팩트를 내는것도 재밌는것 같다. 2분기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