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H84

Software Engineer/Developer, co-founder of Payhere. Ex-Banksalad. Intereseted in iteroperability, bootstrap company, writting.

MVP의 늪

created:2023-09-24
updated:2023-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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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스타트업을 다니면서 그리고 초창기부터 시리즈C까지 경험하면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느낀 부분이 있다. 아직까지 답을 찾지는 못한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 안타까움에 글을 써 내려가본다.

처음에 정한 아이템과 그에따른 제품/서비스라인이 있겠지만 항상 그걸로 고객이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고객은 뭔가를 더 해달라고 하거나 혹은 기업 이익의 관점에서 보면 더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연관 혹은 다른 제품을 만들게 된다.

이 과정에서 뭐가 잘 될지를 모르니 하나의 팀을 가지고 계속 다른 mvp 아이템들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한다. PMF를 찾는것은 당연하고 계속 mvp를 만들다보면 PMF에도 맞고 충분한 이익을 가져올수 있는 것을 찾으면 너무 좋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을 때에는 계속 mvp를 만들고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첫번째 문제는 운영의 문제다. A mvp를 만들고 세상에 내놓고 B mvp를 만들러 떠난다. 그러나 고객은 A를 쓰고 있고 그에 따른 운영이슈가 발생을 한다. 백오피스나 리툴같은 운영툴을 만들면 좋지만 잘 되지 않는 제품에 고도화란 없고 다음 mvp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

A를 버리면 좋지만 그럴수는 없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생겨나는 고객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자금 사정이 있는 팀이라면 운영팀을 만들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개발팀이 이를 대신한다.

두번째 문제는 리소스의 문제다. 첫번째 운영이슈와도 결부가 되는데 결국 1명의 사람이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은 한정이 되어있다. 운영이슈가 발생하면 심각도에 따라서 보겠지만 어쨋든 시간을 써야한다. 그 개발팀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CX나 혹은 앞단에 여러가지 버퍼를 두기 시작한다. 추가적인 리소스가 들어가고 그에따른 비용이 소모된다.

mvp를 계속 만들다보면 운영이슈가 아니더라도 A mvp에 대한 유지보수나 고도화를 해야할 경우가 생긴다. 그럴경우 B mvp는 또 stop을 하게된다. 그러면 결국 개발자를 더 채용하게 된다. 왜냐하면 기업을 더 빨리 가고 싶고, 제품/서비스를 빨리 만들려면 결국 병렬로 가야하고 추가채용을 해야하고 비용을 쓸 수 밖에 없게 된다.

세번째 문제는 동기부여의 문제다. 사람들이 가장 간과하는 부분이다. 개발팀이 A -> B -> C를 지난다고 했을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

사람을 리소스로 바라보면 무슨문제가 있을까 싶지만 사실 저 안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생각들을 가지게 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담당한 A mvp에 대해서 더 디벨롭을 시키고 싶다. 잘 안되고 B를 해야한다고 해서 이해는 하고 지나가지만 마음속 한켠에는 A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아있게 된다.

어떤 사람을 지속되는 이전 mvp에 대한 유지보수와 새로운 mvp 사이에서의 일에 대한 인지부하를 겪게되고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어차피 다음 mvp로 갈거 왜 공을 들여서 만들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 반문을 하게 된다.

나는 실제로 이 3가지 케이스를 모두 보았고, 이런 이유로 퇴사를 결심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다. 개발자로써 실력이 없거나 열심히 하지 않았던 혹은 어떤 다른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경우인데도 퇴사를 결심하고 애기를 해보면 저런 케이스들 중 하나였다.


가장 안좋은 시나리오는 애매하게 유지가 되는 케이스다. 아예 망하면 A mvp를 버리고 홀가분하게 B를 시작하면 되는데 애매하게 수익이 나고 고객이 진입하는 경우에 기업은 놓지를 못한다. 특히 스타트업은 더 목마르기 때문에 놓지를 못한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당연히 하는것마다 많은 수익을 내고 그것만 개발/운영하면서 서비스와 기업이 잘 되는 경우겠지만 이건 너무 희망사항이다.

그나마 절충할 수 있는 케이스는 적당한 케이스에서 전담팀/스쿼드를 만들어서 분리하는 것인데, 적당한의 기준을 잡기가 애매한것도 사실이다. 요즘처럼 스타트업이 어려운 시기에는 투자받기도 사실 어려워서 예전처럼 사람을 채용할 수 없다.

무료서비스로 고객을 모으고 유료화하는 전략의 경우 이 mvp의 늪에 더 빠지기 쉬운것 같다. 차라리 유료서비스로 시작하는것도 지금 같은 시기엔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의 확장에는 정말 조심을 해야한다는 것을 더 느끼고, 어떤 제품을 만든다는 것은 그에따른 기능과 기능에 따른 운영이 따라온다는 것을 기억해야한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mvp의 늪에 빠지진 않았나 하는 스스로의 점검을 해보면 좋을것 같다.


#essay  #mvp  #start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