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통한 셀프서비스의 시대

Aug 16, 2024

chatgpt4o를 나오자마자 결제를 했다. 한달에 29,000원, 사용하는 saas 서비스 중에서 가장 비싸다. 근데 한번도 사용하면서 비싸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개인 비서 한명 원격으로 채용을 해도 이것보다는 비싸긴하다. 오히려 비슷한 시기에 계속 가격을 올리고 동의해달라고 팝업으로 계속 뜬 유튜브 프리미엄을 해지했다.(유튜브 뮤직은 애플뮤직으로 변경해서 잘 사용하고 있다.)

몇 주정도 사용해 보다가, 최근에는 일선에서 코딩을 잘안하는데 golang으로 웹훅을 만들어줄 일이 있었다. 원래 얘기했던 일정 하루 앞두고 시작했는데 chatgpt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활용한 부분은 파라미터에 대한 반복 작업 그리고 막히는 문법적인 부분에 대한 검색이었다. 6시간 정도 chatgpt와 함께 작업을 하고 신기한 감정들이 들었다.

개발자의 시대 : the era of developers

약 14년 이상 일을 해오면서 IT 주류업계에 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변해온것들을 몸소 느껴왔다고 생각하는데 지극히 주관적으로 몇가지 시대를 나열하면 이렇다.

사실 이 시대의 구분은 개발자가 얼마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잡았다. 나는 1~2년 차 정도에는 도제식의 회사에 다녔다. 어떤 개발 관련 정보를 사수를 통해서만 알 수가 있었다.(그래서 약간의 라인도 있었던 것 같다.) 물론 개발문화도 달랐다. 그렇지만 인터넷에서 개발 관련 정보를 국내에서 찾긴 어려웠고, 책과 사수의 지침을 통해서 배우는 게 일반적이었다. 장점은 글쎄.. 뭔가 그때 나름대로의 끈끈함? 그런게 있었던 것 같고, 단점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보니 개인의 성장이 회사나 사수를 넘기가 어려웠다고 생각한다.(물론 그때도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서 더 많은 정보를 접하시는 분들이 계셨다고 생각한다.)

그 다음은 인터넷 검색의 시대인데, stackoverflow.com가 나오기 전에 c#으로 일을 했을때는 훈스닷넷이나 KLDP 같은곳에서 정보를 얻었다. 그리고 개인 블로그들이 활성화되고, stackoverflow.com, github가 나오면서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것들이 일반화 되었고, 더 검색이 쉬워진것 같다. 이 시대(지금도 이 시대의 끝자락에 있지 않나 싶다) 장점은 이전 시대의 단점을 보완한다. 다양한 회사와 단체, 오픈소스, 소스코드를 접하면서 개인이 성장할 수 있다. 단점은 인터넷에 있는 정보는 대체로 평이해서 어느 수준이상의 정보들을 찾기란 어렵다.(사실 이건 책도 마찬가지.) 또 굳이 단점이라면 회사가 신입에게 요구하는 것들은 점점 더 높아졌다. (물론 코로나 시대의 개발자 수요 증가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AI를 활용하는 시대인데, 지금이 그 초입에 오고 있는것 같다. 이제는 구글 검색이 아닌 AI로 검색을 하며 사람들은 더 이상 서로에게 어떤 기술적인 것들을 예전만큼 묻지 않는다. 예전에 선배에게 물어보기 전에 구글 검색을 하고 가라는 애기가 있었고 구글 검색을 잘 하는 방법들을 소개도 되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chatgpt가 이상하게 물어봐도 어느정도 수준까지 제대로 답변을 해준다. 그러다보니 서로 물어볼 필요가 없이 chatgpt에게 개인들이 물어보고 있고 그것들을 활용하고 있는 시대이다. 나는 이 시대를 AI를 통한 셀프서비스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장점은 아무래도 기존 개발자 2~3명이 했던 일들은 1명이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단점은 ai가 헛소리를 할때가 있다고 하지만 그건 점점 개선이 될 것이고 단점이라 볼 수 없고, 굳이 단점이 있는가 싶다. 한편으로는 협업적인 측면에서 예전보다 서로의 교류가 더 적어질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개발자 입장에서 기술적인 습득 부분이 AI를 통해서 대체할 수 있다고 하면 사실 대부분의 회사에서 가지고 있는 협업을 위한 가이드라인, 그라운드룰을 익히는데는 수습기간 3개월이면 충분하다.

앞으로의 공고에서 chatgpt, 코파일럿을 회사에서 지원해주는지가 복지 아니 필수가 될지도 모른다. 아니, 내가 지금 개발자를 채용해하는 대표라면 chatgpt, 코파일럿 제공을 JD에 쓸 것 같다.

개발자 관점

기술은 계속 변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익히기 위한 어떤 것들이 있었다. 강의, 책, 스터디 등등 그러나 이런 것들은 이제 AI에 의해서 사라질 것이다. 아니면 좀 더 다른형태로 변경될 수 있을것 같다. 이제 개발자들은 굳이 뭔가를 만들기 위해서 이전보다 많은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다. 백엔드 개발자인 내가 프론트엔드를 해야 할까 생각하지만 프론트엔드 코딩을 chatgpt에게 시키면 된다. 지금도 chtgpt로 코딩에서 노동적인 일들은 다 대체가 되고 있다. 그럼 남는건 뭘까? 우린 사라져야 하는 걸까?

고민을 해보다 결국 남는 건 협업이다. AI가 협업을 대신해주진 않는다.(솔직히 모르겠다. 해주게될지도) swagger를 만들고 문서를 만드는걸 도와준다고? 그건 협업이 아니다. 협업을 더 잘하기 위한 재료와 도구일뿐. 도제식의 개발자 시대에서 인터넷 검색 개발자 시대 그리고 이제는 AI를 활용하는 개발자의 시대다. 구현을 잘하는 개발자에서 협업을 잘 하는 개발자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현은 이제 너무 당연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애기를 들었다. 이제 사람들은 스파게티가 맛있는 집을 찾아다니는게 아니라고, 왜냐하면 그건 이미 너무 당연하게 되어서.

창업자 관점

AI가 좋은 점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일정 수준 이하의 지식의 벽을 허물었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꽤 많은 것들을 어떤 전문가에게 의존했다고 생각한다. 마케터, 개발자, 디자이너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다양한 AI 기반의 마케팅, 디자인 툴들이 나오고 있고, 개발자 역시 필요는 하겠지만 예전만큼 필요할까 싶다.

내가 만약 지금 창업한다고 하면 최대한 AI툴을 유료로 구매해서 쓸 것같다. 대부분의 AI툴들은 인건비보다 싸다. 물론 실제 뭔가를 만드는 것과 조언을 받는것은 일이 된다는 차원에서 다르다. 하지만 지금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AI 도구 비용과 인건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개발자 5명으로 팀을 꾸릴 것인가? 아니면 AI를 잘 활용하는 개발자 2명으로 팀을 꾸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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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런 글을 작성하게 되었을까를 작성하고, 퇴고하는 동안 생각을 하게 되었다. chatgpt가 나온 지도 꽤 되었고, 주변의 개발자가 사용한 지도 꽤 되었는데도 말이다. 글을 쓴 계기는 결국 AI활용에 따라서 사람들의 행동/커뮤니케이션이 달라지고 그것들이 내가 인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 주변에서 관찰/감지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AI에 의해서 도움을 받지 않았습니다.


#essay  #ai  #llm  #self-service  #chat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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