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yconKR 2024
가야할까 말아야할까를 고민하다가 신청을 했다. 왜냐하면 개인적으로 백엔드 개발 작업을 예전에 비해서 많이 하고 있지 않고, 회사에서도 주 언어를 python/django에서 kotlin/spring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면서 파이썬에 대한 접촉이 조금 덜 해졌다. 하지만 이번에 참석하고 든 생각든 코엑스든, 수원이든 설령 나중에 더 멀리 부산이나 제주도에서 열리더라도 이제는 파이콘을 나는 계속 갈 것 같다. 조금 더 내 스스로 가벼워진 것 같다. 처음의 파이콘은 내 밥벌이 도구로써 더 잘 알기 위해서 최신의 트렌드와 베스트 프렉티스를 위해서 갔었고, 회사의 개발자 채용을 위해서 스폰서로 참석한적도 있었다. 회사에서는 더 이상 파이썬을 주력언어로 쓰지 않고, 나 역시 코딩을 하기 보다는 프로젝트 매니징이나 다른 역할을 하다보니 파이썬을 업무로써 사용하진 않는것 같다.(사비로 참여) 그래도 여전히 뭔가를 테스트하거나 POC를 하거나 하기 위해서 내가 선택하는 언어는 파이썬이다. 그래서 이번 파이콘은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했던것 같다.
2일 연속 다 참여를 했고, 첫날은 솔직히 늦었다. 수원은 내가 생각한것보다 멀다기보다는 토요일 오전 자동차 트래픽을 감안하지 못했던 것 같다. 첫날은 점심 이후 세션부터 참여했고, 그 전에 여러가지 부스들을 돌아봤다. 매년 나오는 8percent, 래블업, 토스 같은 회사를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참가하는 입장이 아니라 스폰서로 참가해보면 매년 참가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된다. 특히 스타트업은 더 그렇다. 내부 설득 과정이 어렵고 특히 요즘처럼 비용적으로 고민이 많은 시기는 더 그럴것이다.
포스터 세션은 매년 있었던 것 같지는 않은데 이번에 조금 넓은 공간에 있어서 좋았던 것 같고, 다양한 파이썬을 이용한 시도들이 있어서 좋았다. 따로 오픈공간에서 이야기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예전에 함께했던 친구를 만나서 파이썬 개발자 수급 및 여러가지에 대해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 지역이 가까우면 만나겠는데, 멀게 되면 이런 자리를 빌어서 만나게 되는것 같다.
첫날 들었던 세션 중에서는 “저는 파이썬을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라는 세션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아이를 키우면서 그리고 이제 아이가 컴퓨터를 배우면서 코딩 교육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생긴다. 예전의 나처럼 게임 -> 컴퓨터 -> 코딩으로 관심이 이동하면 좋겠지만 요즘은 코딩 수업이 따로 있을만큼 아이들에게 가까이 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의 입장에서 교육의 난이도에 대한 고민도 많으셨던것 같았다. 특히 놀랐던것은 나라면 빨리 코딩을 해서 결과물을 보여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거기서 재미를 느끼게해서 더 그 다음으로 진입하게 할 것 같았는데, 교육적인 부분에서는 코딩을 통해서 다른 논리나 수학적인 부분을 키워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스스로 조금 기능적인 부분에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날은 키노트 세션/오전세션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신정규님의 "Python과 PyCon 공룡시대의 닭들의 행성" 세션을 들으면서 새삼 나도 비슷한 여러가지 기술/툴들을 써본것 같아서 나이가 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나 파이썬이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에,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회사에서 파이썬을 실무 운영레벨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PHP, Java를 사용하던 동료, 선임들을 설득했던 날들이 생각이 났다. 이제 그럴 필요는 없어졌고, 사람들은 시들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여전히 많이 쓰고 있고 그건 통계로 이미 증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파이썬, 기술에서 커뮤니티와 인간으로"라는 주제로 배권한님이 발표를 해주셨는데, 예전에 한번 파이썬을 사용하는 회사와 시니어 개발자에 대해서 인터뷰를 한 적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에서 많은 고민이 엿보였다. 회사 생활과 별개로 이런 오픈소스 활동을 한다는 것은 진짜 어렵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 그렇다. 나이가 들면 회사-오픈소스
외에도 회사-가정-오픈소스
이렇게 전환이 되는게 그 안에서 계속 오픈소스와 그와 관련된 커뮤니티활동, 고민을 이어나간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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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수원컨벤션 센터를 멀지만 그래도 광교호수공원과 갤러리아 백화점이 있어서 점심시간이나 잠깐 쉬기에도 좋았던 것 같다. 원래 라이트닝 토크로 4년간 django로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나 최근에 회사의 주 언어를 django에서 kotlin/spring으로 변경하면서 느꼈던 점을 발표할까 했지만 너무 급하게 발표하긴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도 마음이 있다면 되게 애매하지만 이 주제로 발표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