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세대 키보드
굳이 이런 글을 써야하나 싶지만 기록차 남기고 싶어서 그리고 앞으로 무슨일을 하더라도 키보드는 계속 쓸 것 같고, 키보드에 대한 관심은 계속 있을것 같아서 이 시점에 써본다.
1세대
꽤 오래전 좋은 키보드가 필요하다고 느껴서 리서치를 했었다. 정확히는 겉멋이었고, 난 MS키보드에서 막 벗어나고 있는 시점이었고, 리얼포스와 HHKB를 접했다. HHKB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방향키가 없기 때문에 계속 논외로 취급해왔다. 처음 구매했던 것은 리얼포스87u 였다. 용산역에 거의 붙어있는 키보드 타건을 해볼 수 있는곳(리더스키였다.)에서 리얼포스를 타건을 해보고 구매를 했다. 검은색으로 기억하는데 정말 잘 사용했다. 그 키감은 여전히 그립다. 하지만 리얼포스를 쓰면서 아래와 같은 불편함이 있었다.
- 맥을 쓰게되면서 키맵핑 프로그램을 썼었는데 너무 귀찮았다.
- 무거워서 가지고 다니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사실 휴대성은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나에게 거의 필요가 없는 요구사항이긴하다.
결과적으로 내 기준에서의 2세대 키보드로 갈아타면서 리얼포스는 동생이 창업할 때 사무실에서 쓰라고 줬다.
2세대
2세대는 맥만 쓰게 되면서 키맵핑 없이 쓸수 있는 기계식 키보드가 없을까를 찾다가 키크론 k2를 찾았고 구매를 했다. 무려 한국이 아닌 미국사이트에서 ㅎ 키크론 관련 글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시길. 그때의 감정이 묻어져있다.
3세대
키크론을 쓰면서 생긴 나의 패턴이 사무실과 집에 회사에서 준 맥북과 개인용 맥북이 각각있고, 같은 키보드를 각각 사서 손에 익게 만드는것이었다. 사무실과 집에서 약간씩 키보드가 다름으로 인해서 버벅이는게 싫었다. 그리고 이때쯤부터 윈도우를 아예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집에서는 키크론 K2 청축, 회사에서는갈축을 썼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키크론은 기본적으로 기계식이어서 다시 무접점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키크론을 쓰면서 느낀점은 나는 블루투스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롬쉘 방식으로 주로 맥북-모니터1 구조로 쓰다보니 sleep 상태에서 돌아올때 블루투스 키보드가 연결이 약간 끊어져 있는 느낌 그리고 유선보다 덜 빠릿한 느낌이 싫었다. 그리고 2세대를 거치면서 나는 75% 키배열 에서 굉장히 익숙해졌고, 좀 더 작은 65% 배열을 원하게 되었다.
참고 : 키보드배열
정리하면 이제까지의 조건은
- 무접점
- 65% 배열
- 맥에서 키맵핑없이 쓸 수 있을 것
- 윈도우-맥 키 전환이 될 것
- 사실 이건 약간 폐쇄망 환경에서 윈도우-맥을 번갈아가면서 쓰기 위한 조건을 만족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찾은게 한성키보드 gk868b였고 지금까지 쓰고 있다. 키크론 k2보다 위에 한줄이 적은데, F11, F12 라인은 Fn 키 조합으로 커버할 수 있다.(키 맵핑 프로그램은 아니다.) 사실 흰색을 2년전에 사고 잘 쓰고 있었고 회사에서는 키보드를 쓰지 않고 맥북 키보드를 썼었다. 회사가 커지면서 코딩보다 회의나 문서 작성이 많아졌고, 한 자리에 앉아있을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러던 중, 최근에 허리디스크 문제가 발생하면서 노트북 키보드 보다 키보드를 두고 쓰는게 좀 더 자세에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키크론 갈축을 가져와서 썼다. 근데 그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다. 다시 하나의 gk868b가 필요해졌다. gk868b pro가 나왔지만 색깔이 너무 화려해서 싫었고, 당근마켓에서 중고거래를 통해서 검은색 gk868b를 65,000원 마련하게 되었다.
지금은 회사와 집에서 gk868b를 쓰고 있다. 집에서는 화이트, 회사에서는 블랙, 장점은 들고다니기도 좋고(사실 거의 유스케이스가 없음) 정전용량식은 아니지만 기계식보다는 나은것 같다. 최근에는 독거미나 레이니75 같은것들도 써보고 싶은데 배열이나 여러 조건에 맞지 않아서 일단 여기에 정착한 상태다. gk868b도 완벽하진 않다. 개인적으로 블루투스 연결 장치가 있는데 아예 빼버렸으면 좋겠다. 유선 USB-C만 있는 gk868b developer edition 같은게 있으면 좋겠다. 만약 만든다고 하면 아래의 조건처럼 만들고 싶다.
- 무접점
- 65% 키배열
- 유선 전용
- 맥 전용
현재에서 나에게 다음 세대의 키보드가 있을까 싶다. HHKB도 사실 중간중간에 많이 고민했다. 대부분의 개발자가 HHKB를 사용하고 있고 키감은 솔직히 좋다. 그렇지만 방향키는 솔직히 적응이 어려울 것 같다. 근데 진짜 리얼포스에서 65% 배열, 유선, 맥 전용이 나오면 무조건 살 것 같다. 최근 2주동안 키보드 세계를 다시 탐닉하고 회사 분들은 어떤 키보드를 많이 쓰는지 봤는데, HHKB도 많지만 다양한 기계식 키보드들이 많고 굉장히 화려한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