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바지벗고 일하면 안되나요?

Apr 24, 2015/Sep 22, 2017

바지벗고 일하면 안되나요? 라는 책은 사실 원 제목은 The Year Without Pants: WordPress.com and the Future of Work 이다. 저자인 스콧 버쿤이라는 사람, PM이 워드프레스 닷컴의 회사 Automattic 에서 일하면서 느낀점을 에세이로 적은 책이다. 왜 이책을 읽었는지에 대해서 먼저 설명을 하자면,

원격에서 일하는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었다. 나이가 아직은 젊지만 결혼을 했고 곧 아이가 생기게 되면 좀더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그리고 현재는 아파트에 살지만 나중에는 정원이 딸린 외곽 시골에서도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일을 하면서 살순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원격근무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게 되었고, 여러 기업이 있겠지만 그래도 IT 분야에서 원격근무를 잘 하고 있는 Automattic 사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싶었다. 다른 기업에 비해서 덜 알려져 있는것도 사실이다.

또 하나는 워드프레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오픈소스라는점과 그리고 그것을 서비스하는 회사의 사람들이 원격근무를 한다는점. 마치 오픈소스인데, 회사도 오픈소스같은 느낌이어서 내부업무의 처리 방식을 보고 싶었다. 친구들과 가끔 프로젝트 작업을 하면서 원격아닌 원격으로 일을 할때가 있는데 늘어지는 느낌이나 프로젝트 관리 같은것들이 문제가 될 경우들이 있었다. 팀 차원에서도 힘든데 회사 차원에서는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가 궁금했다.

생각보다 읽히지 않는 책이었지만, 재밌게 읽었다. 몇가지 신기했던 점은 원격으로 일함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이 그리고 자주 서로 만나서 일을 한다는 점이었다. 그게 1년이 1~2번 이겠지만 완전히 원격화되어서 일을 하긴 하지만, 팀의 사기 혹은 친밀감의 도모를 위해서는 일반적인 팀에서보다도 서로를 알아가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일을 하기 전에 미리 어떤 작업을 받아서 일을 해본뒤에 채용이 되는 구조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해볼수 없는 시스템인것 같다. 사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식의 채용. 추론이나 논리를 세워서 설명하는 식의 혹은 잘 사용하지 않는 알고리즘을 묻는 면접등이 실제로 얼마나 업무를 하는데 효용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일을하고 그에따른 보수와 함께 면접처럼 활용되는것은 오히려 IT기업에서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여러가지 도구들이 있겠지만, 현재 다니고 이는 회사에서도 JIRA, CONFULENCE 등의 협업 도구를 사용하지만, 이런 도구도 있지만 Automattic 에서는 원격화상 채팅이 가능한 스카이프를 주로 사용한다는 부분은 의외였다. 얼굴을 보지 않고 완전한 원격적으로 일할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그렇진 않았다. 그리고 확실히 하나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어떤 시간대에 있는 사람은 작업 시간을 조금이라도 겹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시간대를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격 근무라고 해서 다 좋은것은 아니겠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Automattic 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저자가 PM으로서 일을 하면서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어딘가에 모여서 작업할때 관리자이기 때문에 모여서 개발하기 좋은 장소를 잡는것을 가장 먼저 나서서 하는 모습은 신선했다. 내가 본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일을 던져주고 체크하고 그게 다인데(본인은 개발하지 않으면서), 저자는 개발하기 좋은 장소를 물색하고,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원인을 찾아내서 잘개 쪼개는 작업을 하는 등의 생각보다 좋은 관리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미화인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읽고 난후의 느낌은, 막연하게 동경했던 원격근무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정리된 느낌이다. 만약 하게 된다면 어떤 부분은 스스로 감내를 해야겠구나, 어떤 부분은 좋을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전의 스타트업에서 일했을때의 생각이 들었는데 원격 근무를 해도 된다고 했지만 일주일에 2-3번 정도 전화해서 언제쯤 시간이 되냐 회의를 하자는 등등의 요구로 인해서 결국 포기했던 경험이 있는데 이책을 보면서 원격근무 체제를 갖추려면 회사의 구성원 모두가 그런 각오와 경험을 할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하고 문화가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고 난뒤, 2가지를 하게 되었는데 하나는 기존의 티스토리 기반의 개인 블로그를 워드프레스로 옮기게 되었고 좀더 원격근무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37Signals 의 Remote 라는 책을 사서 읽고 있다. 좀더 원격근무의 장단점과 근무자와 회사가 알아야 할것에 대해서 잘 설명해 놓은것 같은데 다 읽고 블로그에 게재하도록 하겠다.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30대 이상의 결혼을 한 개발자라면, 한번쯤 외국의 회사에서 근데 내 방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는 개발자라면 읽어보는것도 좋을것 같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개최한 2015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행사에서 HP사의 시니어 SW엔지니어인 박상민씨가 발표하신 ‘소프트웨어 잉여와 공포(집에서 일하며 놀고 먹기)’ 발표 영상을 보면 좋을것 같다. 여전히 꿈같지만 지구의 반대편에서는 꿈과 같은 생활을 아니, 우리 주변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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