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회고
2018 회고
2018년 내게 많은 격변의 일들이 있었던 해인 것 같다. 매월 어떤 것을 했는지 적어보려 했지만 사실 그건 12월이 된 시점에 잘 기억이 나지 않을것 같고 분기별로 한번 회고를 해보았다.
1사분기
달콤커피의 로봇커피 서비스 비트를 런칭했다. 하드웨어 개발도 포함된 영역이라서 내가 개발하진 않았지만 결국 서비스 전체 개발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우선 런칭하고, 시연회도 갖고, 차차 하나씩 오픈해가면서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나갔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회사가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준 스타트업처럼 일해볼 수 있는 기회였고, 그 안에서 여러가지 정치적 상황과 마주했던 것 같다. 개발적인 리소스를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사람을 뽑고, 프로세스를 만들고, 문화를 정착시키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아내가 둘째를 가졌다.
2사분기
고도화가 계속 진행이 되었고, 여러가지 운영적인 측면이 고려되었다. 서비스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과 그 안에서 개발팀이 어떻게 일해야하는가, 그리고 그 일한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프로젝트 일에 대해서 그만두라는 애기가 많이 나왔다. 정치적인 상황이 작용하는 느낌이 들었다. 같은 회사 안엣도 사람들에 위치에 따라서 회사가 잘 되는 것과 별개로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아예 자회사로 옮길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개발자에서 매니저가 되어야 한다는 부분에서도 거부감을 느꼈던 것 같다.
3사분기
이 시점에 프로젝트 일을 그만해야 겠다는 결심을 굳이게 된 것 같다. 개발팀도 어느정도 안정화가 되었고, 나만 소속이 다르게 같은 공간에 있지 못하면서 멀어지는 것도 약간 느낀 것 같았다. 좀 더 개발팀이 스스로 결정하고 그런 경험을 쌓기 위해서 내가 빠져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일은 크게 손에 잡히지 않았고, 코드도 많이 엉망이 되어버린 시점인 것 같다. 애정이라는 게 이렇게 무섭나 싶었다. 추석 이후, 프로젝트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내가 이 회사에서 더 이상 할게 있나?, 더 성장할 여지가 있나?' 라는 냉정하게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회사에서, 그리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회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4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아쉽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했지만, 더 있으면 진짜 못 옮길 것 같았다. 더 성장하고 싶었고, 개발자로서, 개인으로서 달라지고 싶다는 욕구가 많이 있었다. 이직 준비를 빡세게 했고, 하루에 4통 이상 이력서를 넣었던 것 같다. 대기업, 스타트업 가리지 않고 넣었고, 면접을 많이 보면서 요즘 시장에서의 내 경력의 위치나 트렌드에 대해서 감을 잡게 된 것 같다. 몇개의 회사에 합격이 되었고 그 중에서 지금의 회사를 선택하게 되었다.
4사분기
난생처음 오사카 여행을 다녀왔다. 거의 만삭인 아내를 두고 가는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아내 역시 이번이 거의 혼자가게 되는 마지막 여행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큰 결심을 해서 보내주게 된 것 같다. 꽤 오랜만에 혼자 가는 여행이라 설레이기도 하고, 짠내투어마냥 적은 예산으로 다녀오려고 했던것 같다. 캡슐호텔에서 자보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재밌게 보낸 여행이었던 것 같다.
10월 한달을 쉬고 11월 부터 일을 하게 되었다. 수습기간 2달을 보내면서 내 스스로를 내던져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기존의 많이 하던 파이썬이라는 언어를 벗어나서 스칼라로 된 프로젝트의 유지보수를 맡게 되었고 기존의 폐쇄된 환경에서 github, travis-ci, docker, k8s 등을 활용하는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기술적인 것 뿐만 아니라 일하는 방식도 과정, 절차, 프로세스를 지키는 것 보다는 어떤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서 어떻게 일을 해야하는가에 좀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이 기간동안 스스로 꽤 힘들었던 것 같은데 내가 할 수 있는것, 해온 것, 기대하는 것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하고, 내년을 더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시기가 되었다.
10월 말에 둘째를 출산하면서 아내도 많이 고생을 했고, 솔직히 많이 도와주지 못해서 너무 안타까웠다. 거리가 멀어진 것도 있었고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야근이나 일찍 출근하는 방법을 택했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아무래도 가정에 신경 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이 부분은 여전히 우리 가족의 과제로 남아 있는데 별 다른 대안은 없지만 되도록 주말에는 첫째를 외부로 데리고 나가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미나/컨퍼런스
- 3월 :
EMOCON 2018 S/S
에서 MQTT를 이용한 주문시스템 개선 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 8월 : 연례행사인
파이콘
에 다녀왔다.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든건가 싶기도 하고. async 위주로 들었다. django, flask 에서 sanic 으로 많이 이동하는 느낌이었다. - 9월 :
TOAST FORWARD 안정적인 서비스 구축과 운영, 백창열
세미나를 들었다. 백엔드라는 영역에 대해서 다시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deview 1일차에 참석했다. 몽고DB 부분이나, whale 관련된 부분을 인상깊게 들었다.
- 10월 :
모노-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세미나(Gluwa)
를 들었고 포프님을 실제로 보게 되었다.
2018을 하루도 안 남긴 시점에서 아내의 말 그대로 짝수해라 그런지 좋은 일만 가득했던 것 같다. 좋은 곳으로 이직을 했고 둘째와 함께 할 수 있게 되었고, 첫째와 좀 더 가까워 지는 시간들이 많았던 것 같다. 기술적으로는 성장한 부분도 있지만, 기술과 둘러싼 여러가지 이해관계들을 이해하거나 그것들을 이용하는 방법을 조금을 알게 된 것 같다.
2019 WANT
- 해외 컨퍼런스에 가보는 것, PyconJP? PyconUS? 등등
- 스터디 및 커뮤니티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
- 회사의 개발문화에 기여하고, 시니어리티를 기여.
- 국내 가족여행을 가는것, 아이가 있다 보니 해외는 무리데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