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H84

Software Engineer/Developer, co-founder of Payhere. Ex-Banksalad. Intereseted in iteroperability, bootstrap company, writting.

2020 회고

created:2020-12-30
updated: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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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글을 쓰는 시점은 12월 30일이라 올해가 가기 전에 회고를 해보려고 한다. 올한해 아쉬웠던 점은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코로나로 인해서 우리의 생활들이 그리고 계획했던 것들을 많이 이루진 못했다. 특히 올해는 PyconUS2020을 가기 위해서 행사 티켓 뿐만 아니라 비행기, 호텔 그리고 휴가 계획까지 모두 거기에 맞춰있었는데 못 가게 되었고, 이 컨퍼런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진행하는 컨퍼런스들도 모두 유투브로 시청해서 현장감은 아쉬웠다.

그래도 올해 꽤 알차게 보냈던 것 같고 역시 인생은 의도치 않았던,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지면서 재밌는 것 같은데 올해 기억남는 것을 몇가지 뽑아보자면 이렇다.

부캐, 캠핑, 포도나무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주말에 사람이 많은 곳에 가기 보다는 부모님이 일하시는 목장에가서 포도나무를 심거나 캠핑을 하거나 강아지랑 놀거나 하는 시간들을 주로 금, 토, 일을 보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자연을 보는것 자체가 힐링이 되었고, 개인적으로 2-3월 많이 심적으로 지쳐있는 상태라서 약간의 도피처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도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처음에는 토, 일만 갔는데 나중에는 금요일에 빨리 퇴근해서 바로 금요일 밤에 가서 좀 더 길게 보냈던 것 같다.

프로젝트와 성장

본의아니게 타임어택이 걸린 프로젝트를 리드하게 되었고, 사실 이 회사에서는 리드하는 포지션은 아니였는데(이전 회사에서 리드하는 포지션에서 약간 질려서..😨) 리드를 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팀을 꾸려 나가면서 열심히 했던것 같다. 다행히 성과도 좋았고. 그 안에서 개인적으로 많이 성장하고, 성찰하고, 깨달음을 얻게 되었던 것 같다.

퇴사: 그래서 난 왜 그만 두었을까?

위의 프로젝프를 하면서 성장과 성찰을 하는 과정을 거쳤고 어느순간 여기 있는것이 장기적으로 혹은 지금의 내 나이에서 내가 원하는게 맞나 싶었다. 그리고 생각의 범주를 키우고 싶었다. 이제는 전 회사가 되어버린 회사는 너무 급성장을 하면서 상당히 환경이 많이 갖춰져있었고 그 안에서 나는 작은 부분에서의 의사결정을 하는 역할에 불과한 것 같았다. 많이 갖춰지고 정해진 환경 보다는 내가 환경을 그리고 판을 짜고 싶었다. 그리고 연달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너무 심적으로 지쳐 있었고, 개발자로서 혹은 리더로서 집중해서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5번째 회사였고, 5번이나 회사를 옮겨서 그런지 어느 순간 그만둬야 겠다는 어떤 느낌이 확 올 때가 있는데 역시 이번에도 그것을 나는 느꼈고, 좀 더 버텨보자는 것 보다는 모험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CTO를 선택한 이유?

다른 회사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어떤 회사를 가도 크게 다르지 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의 문제가 아닌 나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고 싶은 회사 혹은 함께 하자고 제안하시는 분들은 있었지만, 여전히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른 회사를 가는 것은 다른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 뿐이고 실질적인 성장이라는 생각은 들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회사에서 승진을 한다고 성장할까? 라고 생각해보니 내가 원하는 방식도 아니였고, 나는 좀 더 급격한 성장을 원했다. 생각해보면 난 이제껏 벼랑 끝에서 항상 성장했었다.

결과적으로 초기 스타트업에 CTO로 합류를 하게 되었다. 이제 갓 1달 조금 넘었지만 하루하루가 재밌고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 느낌이라 많이 배우고 있는것 같다. 이전 보다는 확실히 개발, 프로젝트, 코드에 대한 것도 신경 쓰지만 프로젝트의 방향, 사람, 문화에 대해서 더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 더 고민을 해야겠지만, 이제껏 만나왔던 CTO들의 내가 싫어했던 모습들, 행동들만은 안하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올 한해 치열했던 순간도 있고, 즐거웠던 순간도 있고, 희노애락이 함께했던 것 같다. 떄로는 지옥같았고, 떄로는 휴양지에서 몰디브 마시는 느낌이었지만, 30대 후반이 되면서 이런게 인생이 아닌가 싶다. 내년에는 코로나에서 조금은 해방이 되어서 계획했던 것들을 많이 할 수 있으면 좋을것 같다.


#essay  #retrospect